이준석에 이어 권성동까지...국민의힘, '리더십 리스크' 직면

정연우 기자() | Posted : July 28, 2022, 20:13 | Updated : July 29, 2022, 10:39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국내 분향소가 마련된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을 방문해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에 이어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까지 구설수에 오르내리며 당내 리더십 부재에 직면했다.
 
이 대표가 이른바 '성 상납 의혹'으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를 받은 후, 권 대행은 당 내 혼란을 잘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불거진 사적 채용 논란과 문자메시지 파문으로 당 안팎의 비난이 커지고 있다.
 
◆권 대행 문자메시지 파문 '일파만파'...與 위기 직면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6일 윤석열 대통령과 권 대행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사진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해당 사진은 국회사진기자단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찍은 것으로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이 텔레그램으로 소통한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며 이준석 대표를 겨냥한 듯한 문자를 보냈다.
 
사진이 공개되자 국민의힘 지지층과 당내 청년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다. 당 게시판에는 사진이 공개된 지난 26일 오후 6시쯤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문자 메시지 내용을 비판하는 게시글이 700여개나 넘게 올라왔다. 윤 대통령과 권 대행에 대한 질책이 주된 내용이었다. 권 대행의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도 있었다.
 
청년 정치인들도 크게 반발했다. 박민영 대변인은 27일 "대통령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변화를 바라는 청년들의 염원이 담긴 쓴소리를 어떻게 내부 총질이라고 단순화할 수 있냐"고 질타했다. 김용태 청년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당대표를 싫어했다는 소문이 원치 않은 방식과 타이밍에 방증된 것 같아 유감스럽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 역시 같은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 섬에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 웃음으로 악수하러 오고,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고 말하면서 문자 메시지 파문에 응수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이 섬은 모든 것이 보이는 대로 솔직해서 좋다. 감사합니다, 울릉도"라고 덧붙였다. '그 섬'은 여의도, '이 섬'은 울릉도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윤 대통령을 두고 '양두구육(羊頭狗肉·겉은 훌륭해 보이나 속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작심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논란이 계속 확산되면서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의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지도부 교체 논의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분간 국민의힘이 조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권 대행 체제를 정상적인 체제로 바꾸자는 요구가 점점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어떤 경위인지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결과적으로 문자가 공개된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현진 최고위원의 인사를 거부하며 손을 내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 대행 사과...野 비난 '총공세'
 
정치권 안팎에서의 비난이 쏟아지자 권 대행은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의 문자메시지 내용이 보도된 데 대해 90도로 허리 숙여 사과했다. 공개된 메시지에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준석 대표와 관련한 윤 대통령의 부정적 평가가 담겨 있었다.
 
권 대행은 "(윤 대통령과의) 사적인 문자 내용이 제 부주의로 공개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당원과 국민 여러분에게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이) 당 대표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 구성에 매진해온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膾炙·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하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해명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자메시지 파문에 총공세를 펼쳤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모두발언에서 "어제 본회의장에서 권 원내대표와 윤 대통령이 주고받은 문자의 내용이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권 원내대표에게) '내부총질하던 이준석이 사라지니 좋군요'라고 문자를 보냈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집권당 대표를 제거하고 나서 기분이 좋아서 권한대행에게 이런 문자를 보낼 정도로 한가한가"라고 질책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이 이런 데 관심을 두니 민생과 경제가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라며 "언제는 이 전 대표를 의지해서 젊은이들의 표를 구걸하더니, 이제는 내부총질한다고 젊은 대표를 잘라내는 대통령과 '윤핵관'을 보면서 정치가 잔인하다고 느꼈다"라고 일침했다.
 
조오섭 대변인 역시 같은 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 바뀌니 달라졌다'며 치하했고 권 대행은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화답했다"며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이 나눈 문자 대화 내용은 한심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 대변인은 "그동안 이준석 대표의 징계에 대한 질문에 윤 대통령은 '대통령의 당무 언급은 적절치 않다'고 했고 권 대행은 '대통령에게 물어보는 것 자체가 더 이상하다'고 말했다"며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던 윤 대통령의 말씀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허언이었냐"고 물었다.
 
한편 국민의힘은 28일 안철수 의원이 추천한 최고위원 신임 절차를 밟기로 했지만 권 대행의 부재로 오는 29일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이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으로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과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을 추천했다. 
 
국민의힘이 이들을 최고위원에 선임하기 위해서는 당헌·당규를 개정해 최고위원 정수를 기존 9명에서 11명으로, 지명직 최고위원 정수를 1명에서 3명으로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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