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담 주목 포인트 셋…한국 초대된 이유는?

윤주혜 기자() | Posted : June 29, 2022, 15:00 | Updated : June 29, 2022, 15:41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오늘 개막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29~30일 양일간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는 세계 안보 지형을 새롭게 짜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비롯해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유럽 동부 방위 강화, 아시아와 협력을 통한 중국 견제 등 다양한 이슈가 다뤄질 전망이다.
 
로이터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각국 주요 외신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주목해야 할 세 가지 포인트로 △핀란드와 스웨덴 나토 가입 여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강화 △중국 견제 등을 꼽았다.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길 열려

윤석열 대통령(왼쪽에서 셋째)이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에서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앞줄 오른쪽) 주최로 열린 북대서양 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참가국 정상 환영 만찬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과 함께 단체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차 세계대전 종료 직후인 지난 1949년 미국과 유럽은 소련이 중심인 동쪽 진영으로부터 서쪽 진영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동맹인 나토를 창설했다. 현재는 미국, 캐나다, 유럽 등 30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다.
 
나토는 ‘나토 헌장’ 제5조에 규정된 집단 자위권에 따라 회원국이 한 곳이라도 공격받을 경우 이를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집단 자위권을 발동한다. 만약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공격하면, 회원국 30개국 모두가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것이다.
 
이런 나토의 특성으로 인해 이번 정상회의에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북유럽인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가능 여부다. 핀란드와 스웨덴 양국은 오랜 기간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군사적 중립을 고수했다. 그러나 올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양국의 태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러시아가 과거 소련의 영토에 속했던 나라들을 향한 팽창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자, 제2의 우크라이나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이들 국가는 나토 가입을 서둘렀다. 
 
나토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30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간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했던 튀르키예(터키)가 입장을 바꾸면서 가입의 길이 열렸다. 터키는 최근 국명을 튀르키예로 바꿨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의가 시작되기 직전 4시간가량 이어진 회담 끝에 튀르키예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기로 약속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이 열렸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튀르키예가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초청을 지지할 것임을 확인하는 3자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알렸다.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트위터를 통해서 스웨덴, 핀란드, 튀르키예가 양해각서에 서명한 사실을 밝히며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했다.
 
로이터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유럽 안보에서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변화로 볼 수 있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안보 체제가 더 공고히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북유럽에서는 노르웨이, 덴마크 및 발트 3국(러시아 북서부에 인접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이 나토의 회원국이다. 여기에 러시아와 1300㎞(810마일)에 달하는 국경을 맞닿고 있는 핀란드와 스웨덴까지 나토에 가세하면, 러시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
 
29일부터 본 일정이 시작되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30개 회원국의 승인과 이들 국가 의회의 비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입 절차 완료까지는 수개월 혹은 1년이 걸릴 수 있다.
 
완고했던 튀르키예의 마음을 돌린 것은 핀란드와 스웨덴이 튀르키예가 제시한 거래 조건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튀르키예는 이들 국가에 자국 영토에 있는 쿠르드족 무장 단체 지원을 중단하고 튀르키예에 대한 무기 판매 제한을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
 
러시아 억제에 집중…우크라 지원 확대하나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토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무기 지원을 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정찰기나 연료 제공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안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온라인을 통해 이번 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
 
전날 나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비상 경계 병력을 기존 4만명에서 30만명으로 증원키로 했다. 증원되는 병력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배치된다. 러시아가 침공을 개시한 뒤 나토는 발트 3국과 폴란드 등에 전투군을 증원 배치했지만, 1000명 정도의 소규모였다.
 
이번 정상회의가 러시아를 겨냥한 만큼, 러시아도 ‘3차 세계대전’을 거론하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이자 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전날 러시아 주간지 아르구멘트 이 팍트(Argumenty i Fakty)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크름반도는 러시아의 일부다. 그리고 그것은 영원하다”며 “크름반도를 침범하려는 모든 시도는 우리나라에 대한 선전포고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이것이 나토 회원국에 의해 행해진다면, 이는 북대서양 동맹 전체와 충돌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제3차 세계 대전이다. 완전한 재앙이다”고 덧붙였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는 국경을 강화하고 “보복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극초음 미사일을 이들 나라의 “문턱”에 설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양국이 나토에 가입할 경우 무력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위협을 가한 것이다.
 
우리나라 등 아시아 태평양 정상도 참가…나토, 중국 견제
나토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향후 10년의 전략적 방향을 담은 새로운 ‘전략 개념’을 채택한다. 10년마다 업데이트되는 ‘전략 개념’은 나토의 정치·군사적 임무 등을 담는 공식 문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지난 22일 “중국이 우리의 이익, 안보, 가치관에 가져올 도전들에 대해서 다룰 것”이라고 말했던 점에 비춰, 이번에 개정되는 ‘전략 개념’에는 중국이 세계정세에 가하는 위협에 대한 언급이 처음으로 담길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채택된 현행 전략 개념에는 중국에 대한 언급이 없다.
 
이는 중국에 대한 서방의 경계심이 커진 점을 반영한다. 화웨이의 5G 장비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는 등 중국의 기술 발전이 유럽 안보에 위협을 가할 것이란 불안은 물론이고,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그리스의 최대 항만인 피레우스항의 지분을 확보한 점 등도 유럽에는 부담이다.
 
나토가 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 일본, 호주, 뉴질랜드 정상을 나토 정상회의에 초대한 이유 역시 중국 견제의 목적이 깔려 있다. 아시아 태평양 주요 국가 정상들을 초대해 중국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세계정세에서 민주주의 진영의 결속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다.
 
나토에 앞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가 나왔다. G7 정상들은 28일 중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중단하도록 러시아에 영향력을 가하고, 남중국해에서 “광범위한 해양 영유권” 주장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G7은 성명에서 중국의 “불투명하고 시장을 왜곡하는 개입”을 지적하고,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G7은 1년 전 정상회담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던 티베트와 신장 등을 포함한 중국의 인권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중국이 홍콩의 권리, 자유 및 자치권을 수호하겠다는 약속 역시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 Aju Business Daily & www.ajunews.com Copyright: All materials on this site may not be reproduced, distributed, transmitted, displayed, published or broadcast without the authorization from the Aju News Corporation.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