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도 없는 '코로나블루'…"대처 방안 마련해야"

전환욱 기자() | Posted : October 3, 2020, 13:36 | Updated : October 3, 2020, 13:36
1년 가까이 장기화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민들의 심리적 고통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 일명 '코로나블루'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0일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들의 심리상담 건수가 51만 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심리상담(통합심리지원단) 건수는 51만 건으로, 그중 확진자 관련 심리상담 건수는 2만2031건, 전체의 4.3%로 확진자가 아닌 일반 국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더 불안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환자 중 우울증, 불안장애 진료 건수는 9월 15일 기준 2671건, 실제로 검사를 받은 확진자는 585명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면, 2020년 6월 기준으로 국가건강검진 중 우울증을 검사하는 정신건강검진수검률은 14.4%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정신건강복지센터 일반상담 건수에 따르면, 불안장애의 상담 건수는 올해 상반기 1만8931건으로 유일하게 불안장애만 2020년 상반기 통계만으로도 2019년에 비해 4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19 이후 코로나블루가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살예방 상담전화 통화 건수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예방 상담전화를 찾은 통화 건수는 한 달 평균 9217건이었으나 올해 1월부터 8월까지는 월평균 1만6457건으로 78.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 덮친 '코로나블루'

코로나블루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은 아니다.

지난달 28일 보험연구원이 펴낸 '코로나블루 확산과 보험의 역할'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내 응답자의 34%가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과 불안감을 보였다. 감염자가 많은 주일수록 우울증과 불안감을 보이는 경향이 더 높았다.

이 조사는 지난 5월 7일부터 12일까지 4만2000명을 대상으로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와 국립보건통계센터가 공동으로 실시한 가계 동향 조사다. 코로나19 이후 가계의 고용 상태, 소비지출, 식량 부족, 교육 중단 등이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진행됐다.

일본에서도 진행된 조사에서 '코로나로 인해 우울함을 느낀다'는 응답자가 52.3%였다. 이전 20%('평소 우울증을 느낀다')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연령별로는 20대가 65.2%, 50대가 42.2%로 우울하다고 답했다. 나이가 어릴수록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크게 받았다. 특히 30~40대 한부모 가정의 우울증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성인의 19%, 기존 정신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31%가 우울하다고 답했다. 우울감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청년계층(18~24세)의 경우 32%가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심각한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공립 도서관 앞 사자상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대형 마스크가 씌워져 있다. 최근 뉴욕주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석 달 만에 다시 하루 1천명 이상으로 늘어났다.[사진=연합뉴스]



 
전문가 "정신 건강 미치는 영향까지 넓게 보아야"

비크람 파텔 미국 하버드 의과대 교수는 지난달 23일 열린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컨퍼런스(Conference on Coronavirus Disease)'에서 "코로나 유행 전에도 지난 25년 동안 정신 장애 및 중독 위험은 50%가량 증가했다"며 "전 세계 인구 10명 중 1명은 정신 질환을 앓고 있고, 많은 국가에서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텔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을 진단, 약물, 치료 관점에서 보는 것을 넘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까지 넓게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볼렌스키 미국 휴스턴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정신 건강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수 년간 계속될 수 있다는 주장을 밝혔다. 백신이나 치료약이 개발되고,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사람들의 심리적 충격이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마이클 볼렌스키 교수는 "코로나가 부른 정신 건강 문제는 예방 접종을 하더라도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수 세대동안 겪어 나가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16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와 약물 중독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유행 전·후 이들의 건강 상태와 약물 중독 정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변화는 알코올, 담배, 전자담배, 대마초 등 중독성이 있는 물질에 접근하고자 하는 동기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에 대한 과도한 걱정이 약물 중독 위험성을 높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과 연구(Psychiatry Research)'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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